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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F 드라마클럽]지진과 동물들의 식스 센스(sixth sense)
[KTF 드라마클럽, 2005.11.25]
지진과 동물들의 식스 센스(sixth sense)
자연은 무의미한 행동을 하지 않는다 -아리스토텔레스-
<1>
2004년 12월 26일 동남아 일대를 강타한 지진 해일로 28만 명 이상이 죽고, 1만 4천명 이상이 실종, 약 113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각국의 피해 현장에서 동물의 사체는 좀처럼 찾아볼 수가 없었다. 이미 기원전 373년, 그리스 헬리스 지진이 일어나기 전 뱀과 족제비 등이 도시를 탈출했다는 기록이 남겨진 이후로 오늘날까지 이런 유사한 목격담은 끊이질 않고 있다.

1783년 이탈리아 칼라브리아(Calabria)주 대지진이 일어나기 며칠 전, 시칠리아 섬 메시나에 살고 있던 모든 개들이 일제히, 그 것도 미친 듯이 짖어대기 시작했다. 너무 시끄러운 나머지 결국 사살 명령이 내려졌고, 엄청난 수의 개들이 떼죽음을 당했다. 살아남은 개들은 며칠 후 대지진이 일어나고 나서야 짖기를 멈추었다.

가라앉는 배에서는 쥐를 찾아볼 수 없다거나 지진이 나기 전 쥐들이 도시를 떠나는 사례에 관한 보고도 많다. 개나 소, 닭, 염소 등의 가축들도 지진이 일어나기 며칠 전부터 먹이도 잘 먹지 않고 우리 안으로 들어가길 거부하거나 심하게 울부짖는다. 심지어 뱀장어, 낙지, 해파리 등의 수중 생물들 역시 지진 전에 펄쩍 뛰어오르거나 다른 곳으로 이동하다가 손쉽게 어부에게 잡혔다는 보고가 있다.
가장 최근, 2005년 10월, 파키스탄 동북부 강진이 일어나기 전에도 까마귀를 비롯한 새들이 비명에 가까운 울음소리를 내며 둥지를 떠났는데, 그 후로 여진이 일어날 때마다 같은 행동을 반복하자, 현지 주민들은 또 올 지 모르는 지진에 대비하기 위해 까마귀들의 행동을 주시하고 있다는 보도가 전해졌다.
상황이 이렇자, 중국은 오래 전 부터, 동물의 행동을 통해 지진을 예측하고 있다. 1975년 2월 4일 중국 만주 하이청(海城)지역, 이 날 갑자기 평소에 날지 않던 거위가 날아다니고, 겨울잠을 자던 뱀이 깨어나고 고치 속의 나비가 나와 날아다니다가 얼어 죽는 일들이 목격됐다. 관계자는 24시간 안에 강진이 올 것이라고 예고해 수 만 명의 생명을 구했다. 최초의 지진 예보에 성공했던 이 사례는 30년이 지난 지금까지 전무후무한 '기록'으로 남아 있다.
도대체 동물들은 어떻게 최첨단 장비로 예측하는 일기 예보 만큼, 아니 일기 예보보다 더 정확하게 위험을 감지, 미리 대피해서 목숨을 건지는 것일까? 정말 동물은 인간에게는 없는 식스 센스, 제 6감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 <2편에서 계속>
글 : 동물칼럼니스트 김소희
[KTF 드라마클럽, 2005.11.25]
<2>
행동 생물학자 니코 틴버겐(Nikko Tinbergen)도 "살아있는 생물체에게서 초감각적 지각 (ESP : extrasensory perception)이 나타날 수 있다.” 고 말했고, 물리학자 헬뮤트 트리뷰츠(Helmut Tributsch)도 자신의 책, '뱀들이 깨어날 때'에서 “개 또는 다른 동물들이 지진에 앞서 일어나는 정전기적 변화를 알아낼 수 있으며 이 것이 그들의 제6감이다.”라고 말했다.
화산, 지진, 해일 등이 발생하면 지구의 자기장, 기온, 음파 등에 변화가 생긴다. 학자들은 어찌보면, 야생 동물이 이런 변화를 감지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현상일 수도 있다고 한다. 뱀, 쥐 등의 동물들은 일단 지면에 밀착해 살기 때문에 지진의 조짐을 예측하기 쉬울 것이고, 특히 지표면에 네 발을 딛고 있는 동물들은 대부분의 몸이 털로 덮여있어 땅 속의 지각 변동으로 인한 자성을 느끼기가 더 쉬울 것이란 이야기다.
, 새, 코끼리, 설치류, 곤충 등은 인간보다 훨씬 더 천둥 소리를 잘 들을 수 있다. 인간에겐 들리지 않는 초저주파 소리를 듣는 것이다. 소련의 동물학자인 리츠네스키는 인간의 가청 주파수의 한계는 16㎐지만 대부분의 동물은 8㎐의 낮은 소리까지 들을 수 있어 지진파를 사전에 알아챌 수 있을 것이라 한다.
지진 뿐만 아니라, 예로부터 우리 선조들은 동물들의 행동을 보고 그 날 그 날의 날씨를 예측해 왔다. 예를 들어, 제비가 낮게 날거나 많이 날면 비가 온다든지, 물고기가 물 위로 입을 내놓고 숨을 쉬면 비가 온다, 개미가 이사하면 비 온다, 까치가 집을 낮은 곳에 지으면 태풍이 잦다, 반딧불이 높이 날면 바람이 없다, 장마 때 거미가 집을 지으면 곧 맑아진다 등의 이야기 말이다.
오늘날 과학은 이런 옛 조상님들의 믿거나 말거나 식의 이야기가 대부분 사실임을 규명해 내고 있다. 비가 오기 전에는 대기압이 낮아지고 공기가 습해지면서 작은 곤충들이 낮게 나는데, 이들을 잡아먹는 제비도 덩달아 낮게 날기 마련이다. 또, 물고기가 물 위에 입을 내놓은 것은 물 속의 산소 부족 때문인데, 저기압 일 때 이런 현상이 많이 나타난다고 한다.

귀여운 생김새의 프레리 도그도 폭풍이 다가오는 소리를 듣고 빗물이 들어오지 않도록 땅굴 입구 주변에 둥글고 높은 담을 쌓는다. 한 때 개구리는 살아있는 기압계로 사육되기도 했다. 개구리의 피부는 습기가 많아지면 멜라닌 색소포가 팽창해 비가 오기 직전 검게 변하기 때문이다.

아직도 우리는 동물에 대해 모르는 것이 너무 많다. 인간은 가지지 못한 위대한 능력을 가진 동물들, 그들의 능력을 미처 규명해 보지도 못한 상태에서 수많은 동물이 멸종 위기에 처했다는 사실이 안타깝지 않은지? 어쨌든, 만약 길을 걷다가 많은 동물들이 한 꺼 번에 이상한 행동을 보인다면 바짝 긴장해야 할 것 같다.
Tip 메기 지진 관측망?
일본에는 예로부터 큰 메기가 물 속에서 요동치면 지진이 일어난다는 말이 있는데, 결국 오사카 대학은 연구 끝에 메기가 다른 물고기에 비해 1백만 배나 더 민감하게 지구 전자파 변화를 느낀다는 사실을 알아내고는, ‘메기 지진 관측망’을 설립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글 : 동물칼럼니스트 김소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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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F 드라마클럽, 2005.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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