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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F]잃어버린 사랑에 슬퍼하는 동물들
[KTF드라마클럽. TalkTalk 동물본색 2004.4.1]

동물세계의 로맨스2

잃어버린 사랑에 슬퍼하는 동물들




이전에 언급했던 개의 이야기도 그렇지만 동물세계에도 사랑하는 이를 잃으면 극도의 슬픔에 빠져 죽음까지 이르게 되는 사례들이 존재한다.

자연과학자 조지 스텔러에 따르면, 이미 멸종된 바다소는 일부일처제를 지킨다고 한다. 한 선박에 타고 있었던 그는 선원들이 죽인 바다소 암컷의 시체가 파도에 실려 해변으로 밀려가자, 한껏 슬픈 눈빛을 한 수컷이 안부라도 묻듯 계속해서 이틀동안 암컷의 시체를 찾아와 몸을 부벼대었다고 한다.

또 다른 이야기. 연구를 위해 생포된 돌고래 암컷, 폴린은 가족과 떨어져 절망에 빠졌다. 아무리 좋은 환경이라 한들, 자연상태보다 좋을까? 폴린은 먹기는커녕, 물탱크 안에서 몸을 똑바로 가누지도 못해 누군가가 계속 떠받쳐주어야 겨우 숨을 쉴 수 있는 상태였다.


3일 후 또 다른 수컷 돌고래가 생포되어 같은 물탱크 안에 들어오자 상황이 달라졌다. 수컷이 폴린의 몸을 받쳐 숨을 쉴 수 있도록 수면 위로 올려주고 함께 헤엄치며 지느러미로 폴린을 쓰다듬어 주는 등 그녀를 지극정성으로 보살펴주었던 것이다. 폴린은 완전히 건강을 회복한 듯했으나 그로부터 두 달 후 포획 당시 생긴 상처의 악화로 갑자기 죽고 말았다. 그러자 놀라운 것은 건강해 보였던 그 수컷도 3일 후에 갑자기 죽었다는 사실이었다. 시체 부검 결과 위궤양으로 밝혀졌는데, 연구자들 모두 크나큰 슬픔으로 인한 단식 때문에 증세가 급속도로 악화되어 죽은 것이라고 의견을 모았다.

저명한 동물학자 콘라트 로렌츠는 자신이 키우던 “아도”라는 거위가 자신의 배우자였던 수전-엘리자베스가 여우에게 피살되어 일부 뜯어먹힌 채 둥지에 버려진 때를 묘사하고 있다. 아도는 엘리자베스의 시체 곁에서 힘없이 서 있거나 목을 쭉 뻗고 몸을 웅크린 채 한없이 앉아 시체를 바라보았으며, 밥도 전혀 먹질 않았다고 한다. 무리 안에서 서열 1위를 지키던 아도는 다른 거위들의 공격을 막아낼 힘이 없어서 그의 지위는 곤두박질 쳤으며, 1년 이상을 슬픔 속에 살았다고 표현하고 있다.

또 앵무새들은 대개 평생 일처일부제를 지키며 사는데, 한 쌍이 꼬옥 붙어 털을 골라주고, 손을 잡은 채(정확히는 발을) 온몸을 부벼댄다. 한쪽이 죽으면 대개 남은 여생을 혼자 외롭게 지내다 죽는다. 그래서 앵무새는 암컷, 수컷간에 색상이나 크기 차이가 거의 없는데, 다른 동물들처럼 많은 이성과 짝짓기를 맺기 위해 자신을 더 아릅답게 보이거나, 더 크게 보일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요기서 잠깐! 앵무새는 고도로 발달된 사회적 동물인데, 바로 이 점이 밀렵꾼들에게 유리하게 이용된다. 일단 한 마리의 앵무새를 잡아 벌채용 칼로 날개를 잘라낸 후, 그 새가 고통과 두려움 속에서 비명을 지르도록 나무 위에 내버려 둔다. 혹은 죽지않을 부위에 총을 쏘아, 한 두 마리를 땅에 떨어뜨리면, 상처입은 앵무새가 비명을 지르게 되고, 전체 무리가 상처입은 동료를 돕기 위해 그 주위로 몰려든다. 바로 이 때 그물을 던지면 한꺼번에 많은 새를 잡을 수 있다. 물론 이 과정 속에서 수 십 마리의 앵무새들이 상처를 입거나 죽게 된다. 야생동물 한 마리가 일반가정에 애완동물로 오려면 그 뒤에 보이지 않는 수백마리의 희생자들이 있다고 보면 된다.)


동물이 슬픔으로 죽는다는 것은 희귀한 사례임이 틀림없으나, 이는 분명 동물이 사랑하고 애정을 품는다는 증거가 될 수 있다. 이런 종류의 이야기를 접할 때마다, 과연 인간이 동물보다 월등한 존재라고만 주장할 수 있을까 의구심마저 생긴다. 어쨌든, 여러분들도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면, 더더욱 그 사람을 소중히 여기고 지금이 아니면 안될 것처럼 뜨겁게 사랑하시길…..*^^*

글 : 동물칼럼니스트 김소희,

애니멀파크(www.animalpark.or.kr)

[KTF드라마클럽. TalkTalk 동물본색 200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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