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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랑우탄, 그 두 번째 이야기

제인구달, 다이앤포시와 함께 세계적인 영장류 여류학자로서 활동 중인 비루테 갈디카스. 그녀의 저서를 읽은 후 또 한번 오랑우탄에 대한 이야기를 써보려고 한다. 다음은 스포츠서울에 기고한 글을 정리한 것이다.

음..아마도, 개, 고양이 이외의 동물 중에서 인간에게 가장 친숙한 동물을 꼽으라하면, 뭐니뭐니해도 우리와 가장 흡사한 생김새를 가진 원숭이를 들 수 있을 것 같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원숭이”라고 통칭해서 부르지만, 정확히 말하자면 꼬리가 없는 침팬지, 오랑우탄, 고릴라, 보노보, 기번 등은 유인원(ape)이며, 다람쥐원숭이 등 꼬리가 있는 것들은 원숭이(monkey)로 분류된다.


사랑스러운 외모의 소유자 오랑우탄.


유인원 중에서도 가장 개성있으면서 사랑스러운(?) 외모를 가진 종은 단연 오랑우탄이다. 특히나, 그들의 동그랗고 커다란 눈과 엉성해 보이는 붉은 털, 느릿느릿하고 어눌한 동작은 아기의 모습을 연상시켜서 더욱 사랑스럽게 느껴진다. 커다랗고 까만 눈을 꿈뻑이는 모습하며 사람과 똑같은 손가락을 이용해 무언가를 느릿느릿 집어드는 모습-행동 하나하나가 놀라울 만큼 사람과 비슷하기도 하다.

오랑우탄이란 말레이어에서 유래된 것으로 "숲의 사람(person of the forest)”라는 의미를 가진다. 오랑우탄이 세상에 알려지기 전 옛사람들은, 그들을 숲 속에 사는 산신령(山神靈)쯤으로 생각했을 지도 모를 일이다."

어쨌든 오랑우탄은 나머지 유인원들에 비해 가장 최근에 세상에 알려진 종이다. 이는 오랑우탄이 보르네오와 수마트라 열대원시림의 차양부 높은 곳(약 10-20m 이상의 높이)에 살면서 조용히 단독 생활을 즐기는 성향을 가졌이기 때문에 그만큼 노출의 기회가 적었던 탓이다.

이들은 하루의 대부분을 먹을 것을 찾거나 먹는 데에 보내며, 나머지 시간은 나뭇가지를 얽어놓고 새로 딴 나뭇잎을 덮은 뒤 베개까지 만든 전용침대 위에서 하루 12시간 이상 잠을 자는 데 보낸다. 이들은 졸음이 쏟아지는 바로 그 자리에서 잠자리를 만들기 때문에 매일 새로운 침대를 사용하게 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국내최초 번식에 성공해 태어난 4살배기 아기 오랑우탄, 보배

여기서부턴 좀 더 친근한 이야기로 넘어가 볼까? 작년 6월쯤 오랑우탄에 대해 공부를 하면서, 취재차 서울대공원에 간 적이 있었다. 그 날의 주인공 역할은 단연, 아기 오랑우탄 보배가 차지했다. 사실 보배(98.10월생, 여자)는 국내 매스컴에 꽤 많이 알려진 스타이기도 하다. 국내에서 최초로 번식에 성공해 태어난 오랑우탄이기도 하고, 젖이 나오지 않는 어미품 대신 사육사의 애정어린 사랑 속에서 자라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처음 보배를 만났을 때의 기억이 선~~하다. 그 날은 마침 보배의 봄나들이가 있던 날. 이름을 부르자 보배는 갓난아기 때부터 덮고 있었던 조그마한 담요자락을 자신의 발꼬락 사이에 끼운 채로 어기적어기적 걸어와서는(마치 끙가 한 기저귀를 차고 있는 듯) 나를 향해 손을 뻗었다. 한 뼘이나 될까 싶을 정도로 짧은 다리로 아장아장 걷는 모습도 예쁘고, 어딘가 모르게 전체적으로 부시시하면서 어눌한 모습도 너무나 귀엽고 사랑스럽다. ^^

옆에 나란히 걸어가며 “보배야 손!” 하면 손을 꼬옥 잡고 걷는다. 그 느낌이란... 말로 표현할 수가 없을 것 같다. 또, 마주보고 앉아 “보배야~~”하고 이름을 부르며 손을 내밀면, 맑게 빛나는 예쁜 큰 눈을 꿈뻑이며 한참을 올려다 보다가는 안아달라는 듯 목에 매달리기도 하고, 혹은 그대로 주저앉아서 무릎에 얼굴을 파묻거나, 심지어 장난을 치자는 듯 깨물어 대기도 하고 팔을 잡아 당기기도 한다. 한참을 그렇게 어울리고 있으려니, 이들도 사람과 똑같이 기쁨과 슬픔, 행복과 고통이라는 감정을 느끼고 나름의 생각과 의사를 가진, 우리와 똑같은 생명체라는 사실이 다시 한 번 새삼스레 느껴진다.

누군가가 사육사의 허락을 받고 먹을 것을 주자, 보배는 한 발로는 과자봉지를 꽉 움켜쥐고, 또 한 손으로는 놓치지 않으려는 듯 그 사람의 손을 꼭 잡은 채, 입술만 쭈~~욱 내밀어 과자를 받아먹었다. 우물우물 씹는 내내 주변 사람들과 하나하나 눈을 마주친다. 보배를 바라보는 사육사분의 눈빛 속에도 사랑이 가득하고, 나들이 나온 꼬마 아이들, 어른들 할 것 없이 모든 사람들이 보배에게 푸욱~빠져 헤어날 줄을 모른다. 평화롭고 아름다운 장면이 아닐 수 없었다.

멸종위기에 처한 오랑우탄

언제나 항상 멀찌감치 철창을 사이에 두고 바라봐야만 했던 오랑우탄. 그러나, 보배는 그 날 실제 내 손을 잡고, 내 품에 안기고, 날 쳐다보았다. 이렇게 동물들과 교감할 수 있다는 것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동을 준다. 지금도 그 때 그 맑고 예쁜 눈동자 속에 담긴 무언의 감정들을 잊을 수가 없다.

평화로워 보이는 보배의 모습과는 달리, 야생의 오랑우탄은 멸종위기에 처해있다. 수많은 사람들이 오랑우탄의 어릴 적 귀여운 외모에 반해 “끔찍히 사랑해 줄” 애완용 오랑우탄을 사고 싶어하고, 밀렵꾼들은 그런 사람들을 위해 오랑우탄 어미를 죽이고 새끼를 납치해 팔아 치운다. 그 과정 속에 엄청나게 많은 수의 오랑우탄들이 죽어가고 있다. (야생동물을 애완용으로 키우고 싶어하는 사람들을 위한(?) 이야기는 다음 기회에 좀 더 자세히 소개하기로 한다.) 그 외에도 열대우림이라는 그들의 서식지를 잃어가면서 생존의 위협을 받고 있는 상태이다.

오랑우탄에 대해 좀 더 자세히 느끼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추천 도서!! "에덴의 벌거숭이들(Reflections of Eden)". 25살이라는 나이에 보르네오 열대우림 속에 들어가 30년 이상을 야생 오랑우탄 연구에 힘쓰고 있는 여류학자, 비루테 갈디카스가 직접 쓴 책이다. 그녀가 아니었다면 어쩌면 이 세상의 모든 오랑우탄은 이미 사라지고 없었을 지도 모를 일이다.

그들의 눈동자를 들여다 보자.. 얼마나 맑은 지... 우리를 향해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어하는 지..


글 : 애니멀파크(www.animalpark.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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